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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권은 중국인에, 한국인은 용병"....'세계 1위' 회사 韓 직원의 고민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한국경제 | 2022-05-23 08:01:02
"결국은 매니저급은 중국인입니다. 유리천장을 부수지 못합니다."
"한국 사람은 용병 느낌입니다."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2007년 한국화웨이를 세워 국내에 진출했다.
한국화웨이 직원은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서 이 회사를 퇴사한
배경으로 '한국인 유리천장'을 꼽았다. 한국에서 15년 동안 사업을 했
지만, 중국인이 관리직을 장악한 데다 '현지화' 정도도 미미하다는 것
이다. 이 같은 기업문화는 ‘중국을 위하여’라는 뜻이 담긴 화웨이
(華爲) 사명에서도 볼 수 있다. 4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한국화
웨이도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하는
등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화웨이는 지난해 매출 2816억원, 영업이익 10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4181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거둔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26.6%, 6.1% 감소했다.

유한회사인 한국화웨이는 그동안 공시 의무가 없었지만,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공시로 드러난 실적을 보면 이 회
사는2019년에 매출 4180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로 한국
화웨이 실적은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한국화웨이의 지지부진한 실적은 화웨이 본사의 부진한 흐름과도 맞물린다. 화
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6368억위안(약 121조740억원)으로 전년보다 28.6% 감소했
다. 화웨이 연간 매출이 감소한 것은 3세대(3G) 통신 투자에 실패한 2002년 이
후 처음이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화웨이의 판로가 일부 끊긴 데다 반도체 조
달도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하지만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통
신장비 시장에서는 점유율 28%로 세계 1위 자리를 3년째 유지했다.

한국에서도 미국 제재의 영향으로 통신장비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2020년 12월 미 통신사들에 화웨이 장비를 철
거하라고 명령했다. 동맹국에도 비슷한 조치를 요구했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화웨이 통신 장비를 사용 중이다. SK텔레콤과 KT는 미국 제재 등의 이유로 화
웨이 제품을 배제했다.

한국화웨이의 중국식 운영 방식도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국내 금융회사와의
대출 거래를 최소화하고 중국계 자금을 쓴다. 이 회사는 리스 등을 제외한 차입
금은 '0'원이다. 작년 말 계열사인 화웨이테크로부터 207억원을 빌렸다
. 한국화웨이 직원은 블라인드를 통해 "관리직 다수가 중국인인 데다 사내
에서는 중국어를 주로 사용한다"며 "중국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렵다
"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중국인들이 실권을 장악하다 보니 로컬(한
국) 인력이 커나갈 여지가 적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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