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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한국인 입맛 사로잡은 비결은
비즈니스워치 | 2021-12-05 10:00:02

[비즈니스워치] 권미란 기자 rani19@bizwatch.co.kr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뜨끈한 부대찌개가 생각나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햄과 소시지가 듬뿍 들어간 부대찌개는 언제나 맛있지만 추운 날이면 특히 더 생각이 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대찌개를 먹으면 얼굴과 다리가 부어서 매우 좋아하지만 자주 먹지는 못하는 안타까운 음식 중 하나입니다. 



부대찌개하면 '스팸'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오랫동안 통조림 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스팸'이 바로 오늘의 이야기 주인공입니다. 스팸이 국내에 첫 발을 내딛은 건 한국전쟁 당시 미군으로부터였습니다. 국내 통조림 햄의 시초였습니다.



당시 경기도 의정부에 미군 부대가 주둔해 있었는데요. 의정부에 살던 사람들이 미군들로부터 쉽게 구할 수 있던 스팸과 소시지, 베이크드빈, 우리나라의 김치와 고추장 등을 넣어 만들어진 게 바로 부대찌개입니다. 부대찌개 집들이 하나 둘 늘면서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는 지역 명물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에도 스팸의 인기는 계속됐습니다. 당시에는 수입으로 국내 유통되면서 가격이 비쌌습니다. 부유한 가정에서만 먹을 수 있었죠. 스팸 가격이 비싸다보니 닭고기를 섞어 만든 런천미트가 출시됐습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스팸 대신 부대찌개에 런천미트를 넣은 가게들도 생겨났습니다.



소비자들도 금방 눈치를 챘습니다. 스팸보다 런천미트는 확실히 맛이 떨어진다는 사실을요.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한 식당이 오랫동안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오직 스팸만을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한때 일부 부대찌개 식당에서 저렴한 런천미트를 넣고 스팸을 사용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됐었는데요. 이에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스팸을 사용하는 외식업체 400여 개 점포에 스팸 인증마크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게 스팸에 열광하는 걸까요. 



스팸은 CJ제일제당이 지난 1987년 5월 미국 호멜 사와 기술제휴 및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현재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후 가격은 점차 안정을 찾았고 중산층도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국민 햄이 됐습니다. 



부대찌개뿐만 아니라 짭짤하면서 기름진 스팸은 우리나라 주식인 쌀밥과 찰떡궁합입니다.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광고 멘트로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었죠.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그냥 먹거나 굽기만 하면 되는 등 조리가 간편한 것도 큰 장점입니다. 자취생들의 필수템으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스팸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국내 식품업계도 경쟁제품들을 쏟아냈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런천미트는 풍미가 떨어져 스팸의 입지를 위협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돼지고기 함유량이 높은 고급 햄들도 속속 출시됐습니다.



주요 고급 통조림 햄들의 돼지고기 함유량을 살펴보면 스팸이 92.4%, 동원F&B의 리챔은 91.1%, 롯데푸드의 로스팜은 84.4%, 목우촌의 뚝심은 83.7%입니다. 스팸이 돼지고기 함유량이 가장 높습니다. 특이한 점은 로스팜의 경우 소고기가 5.06% 함유돼 있다는 겁니다. 



통조림 햄들의 가격은 200g 기준으로 대부분 3000~4000원대입니다. 가격도 비슷한 수준에 돼지고기 함유량을 높여 스팸과 비슷한 맛으로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스팸입니다.



유로데이터에 따르면 상온육가공품 시장은 스팸이 51.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위인 동원F&B의 리챔은 14.7%, 롯데푸드의 로스팜(엔네이처)은 6.2% 수준입니다. 또 전 세계 스팸 판매량은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2위에 올라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스팸 사랑은 수십년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면 스팸은 너무 짜다는 소비자들도 있는데요. 실제로 통조림 햄 100g당 나트륨 함유량은 스팸이 1080㎎으로 가장 높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스팸의 짠맛을 줄이기 위해 한 번 삶아서 조리하는 등의 방법도 종종 올라옵니다. 이에 나트륨 함량을 낮춘 '스팸 라이트'도 출시됐죠. 스팸 라이트의 나트륨 함유량은 오리지널 스팸의 절반 수준인 510㎎입니다. 



경쟁 제품들은 스팸보다 낮은 나트륨 함량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리챔은 670㎎ 입니다. 리챔은 출시 초기부터 '짜지 않은 햄'으로 홍보 및 마케팅에 성공했습니다. 로스팜과 뚝심도 각각 730㎎과 850㎎으로 스팸보다 짠맛을 줄였습니다. 



요즘 스팸 한 통을 통채로 굽는 통구이 레시피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팸 200g을 통채로 먹을 경우 나트륨 2160㎎을 섭취하게 됩니다. 성인의 하루 충분 섭취량인 1500㎎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부대찌개도 1인분(600g)당 나트륨이 1435.59㎎ 들어있어 한끼만 먹어도 나트륨 섭취량을 모두 섭취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반찬들 중에는 김치나 장아찌, 절임, 젓갈 등 소금에 절인 음식들이 많습니다. 짠 맛에 길들여져 스팸을 더 맛있게 느끼는 건 아닐까요. 나트륨은 과다섭취 시 위암,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이 발병할 확률이 높습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스팸 가득 들어간 뜨끈한 부대찌개가 더욱 생각나지만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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