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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10억, 도박에 빠진 아들 대신 외손자에게 주고 싶습니다" [정인국의 상속대전]
한국경제 | 2021-09-25 09:06:46
아들에게는 한 푼도 물려주기 아까운 차가훈씨
차가훈 씨는 슬하에 딸 하나 씨와 아들 두나 씨를 두고 있습니다. 아내와는 몇
년 전에 사별했습니다. 차가훈 씨는 자신이 죽은 뒤에 아들 두나 씨가 상속받
은 재산을 모두 탕진할 것이 걱정입니다. 아들이 귀한 차가훈 씨 집에서 두나
씨는 정말 어렵게 얻은 아들이었습니다. 차가훈 씨 부부의 아들 사랑은 남들이
보기에 지나칠 정도였지요. 그러던 중 두나 씨가 아버지의 눈 밖에 난 것은 도
박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현재 차가훈 씨의 재산은 임대수입이 나오는 4억원 짜리 상가와 거주하고 있는
6억원 상당의 아파트, 이렇게 총 10억원 정도입니다. 상속이 이루어지면 두나
씨는 자신의 상속분을 곧바로 도박으로 탕진할 게 분명합니다. 눈에 뻔히 보이
는 상황이라, 차가훈 씨는 아들에게는 한 푼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 아들이 밉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들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차라리 딸인 하
나 씨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면, 똑 부러지는 딸이 재산을 잘 관리하면서 아들에
게 생계유지에 필요한 지원 정도는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차가훈 씨는 아들 두나 씨를 상속에서 제외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유류분 반환청구의 문제가 남아있네요. 유류분 반환의 문제 없이 딸에게만
상속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하나 씨의 자녀, 그러니까 외손자에게 4억
원 짜리 상가를 증여했습니다. 차가훈 씨는 아들을 상속에서 배제하겠다는 자신
의 속마음을 아들 두나 씨는 물론 딸 하나 씨에게도 일절 알리지 않았습니다.


차가훈 씨의 보유재산 중 4억원 짜리 상가를 외손자에게 증여하고, 남아있는 재
산은 거주 중인 6억원 짜리 아파트뿐입니다. 별도의 현금성 자산이 없는 상황이
라 차가훈 씨는 아파트를 매각하여 생활비와 병원비로 모두 사용했네요. 위 증
여 후 5년이 지나 차가훈 씨는 사망했습니다. 사망 당시 남아있던 소액의 현금
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상속재산이 없었습니다.
딸에게만 단독으로 상속할 경우의 유류분 반환청구
우리 민법에서는 「유류분」이라는 이름 하에 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의 일정
부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피상속인의 처분의 자유를 무제한 허용한다면, 상
속에서 배제된 상속인은 생활기반이 무너져 생존을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
니다.

유류분 권리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
형제자매입니다.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2이
고, 피상속인의 직계존속과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3입니다.

이 사례에서 직계비속인 하나 씨와 두나 씨의 상속분은 각각 1/2이고,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2이 됩니다. 따라서 두나 씨는 상속재산의 1/4만큼은 유류분으
로 보장받게 되지요.
민법

제1112조(유류분의 권리자와 유류분) 상속인의 유류분은 다음 각호에 의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2.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3.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4.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상속개시 1년 이전에 제3자에게 증여를 하면, 유류분 반환청구를 피할 수도 있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 대한 증여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1년 내에 행한 것
에 한해 유류분 반환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증여 당시에 당사자 쌍방이 유류
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인식하고 증여한 경우라면, 상속개시 1년 이전에
한 것에 대해서도 유류분 반환청구가 허용됩니다.

사례에서 외손자에 대한 증여는 제3자에 대한 증여입니다. 딸 하나 씨가 생존해
있기 때문에 하나 씨가 상속인이고, 외손자는 상속권이 없는 제3자이지요. 차가
훈 씨는 사망일로부터 1년 이전에 증여했고, 증여 당시에 증여재산인 상가의 가
액(4억원)을 초과하는 다른 상속재산인 아파트(6억원)가 남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들 두나 씨를 상속에서 배제하겠다는 자신의 의중을 두나 씨는 물론
하나 씨에게도 일절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 외손자는 더더욱 이런 사정
을 알 수가 없구요.

따라서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
한 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두나 씨의 유류분 반환청구는 부인될 것으로 보입
니다. 결국 차가훈 씨는 하나 씨의 자녀인 외손자에게만 증여함으로써, 사실상
하나 씨에게만 상속재산을 물려준 셈이 됩니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 2010다50809, 판결]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 대한 증여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의 1년간에 행
한 것에 한하여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고, 다만 당사자 쌍방이 증여 당시에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를 한 때에는 상속개시 1년 전에
한 것에 대하여도 유류분반환청구가 허용된다. 증여 당시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유류분으로 갖는 직계비속들이 공동상속인으로서 유류분권리자가 되리라고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 제3자에 대한 증여가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행해진 것이라고 보기 위해서는, 당사자 쌍방이 증여 당시 증여재산
의 가액이 증여하고 남은 재산의 가액을 초과한다는 점을 알았던 사정뿐만 아니
라, 장래 상속개시일에 이르기까지 피상속인의 재산이 증가하지 않으리라는 점
까지 예견하고 증여를 행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러한 당사자 쌍방의 가
해의 인식은 증여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물론 다른 사실관계가 드러난다면 두나 씨의 유류분 반환청구가 인정될 수도 있
습니다. 이를테면 두나 씨를 상속에서 배제하기로 차가훈 씨와 딸 하나 씨가 미
리 계획했다는 증거가 나타나는 경우 등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정인국 한서법률사무소 변호사/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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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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